퓨처비 챌린지는 어린이·청소년이 팅커링(Tinkering) 과정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탐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실현하여 공유하는 장입니다. 어린이·청소년과 함께하는 교육자 누구나 신청하실 수 있으며, 교육 현장의 맥락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여 챌린지를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시는 교육자분들께 다양한 형태의 챌린지 사례가 영감이 될 수 있도록 퓨처비 챌린지 수업 경험담을 나눕니다.
광주에 있는 대촌중앙초등학교 송명희 선생님은 동료 교사 2명과 함께 운영하며 교내 해커톤 대회를 개최하셨습니다. 광주UN에서 지정한 세 가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목표를 주제로 3월부터 7월까지 퓨처비 챌린지를 운영하셨다고 하는데요. 마이크로비트 글로벌 챌린지22 우수교안 공모전에서 SW창작 심화 부문을 수상하실 만큼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선생님이에요. 긴 호흡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해커톤 대회를 교내 축제처럼 기획해보고 싶은 분들이 참고하기 좋은 사례입니다.
#학생 주도형 수업 #삶과 연결되는 프로젝트 수업 #축제의 장 #해커톤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기 #피드백은 학생들끼리 #동학년 선생님과 함께 수업 계획하기 #교과연계 팁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 대촌중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재는 5, 6학년 영어교과전담수업을 하고 있는 송명희입니다. 교직 경력은 26년차예요. 반갑습니다.
△ 출처 : 윤미혜, SDGs, ⌜교실안에서 배우고 실천해요⌟, 2022.12.07, 이로운넷
#퓨처비 챌린지 진행 방식
Q. 선생님은 참여하셨던 챌린지를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기억하는 베스트3 안에 드는 수업 중 하나였어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수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동안은 학습 목표를 제가 정하고 수업했다면 챌린지 할 때는 삶의 문제와 연계된 것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찾게 했어요. 2022년 유네스코의 지정주제는 불평등 해소, 수생태, 육상 생태계 보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저희는 6학년 세 반이 합동 수업을 했었는데, 교사가 주제를 지정해 주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기간에는 각자 관심 있는 주제로 반을 선택했어요. 예를 들어 해양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든가. 주변의 장애인이나 외국인,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어떤 게 필요한지 찾는다든가. 텃밭작물을 재배하며 학교숲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어요. 그렇게 아이들이 자기 삶과 연계된 목표를 가지고 3월부터 7월까지 긴 프로젝트로 진행했어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친구랑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어서 의사소통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Q. 선생님께서는 챌린지를 어떻게 알게 되셨고, 참여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광주지속가능발전교육(ESD) 교사 연구회와 STEAM 교사 연구회라는 두 가지 교사 연구회를 병행해 왔는데요. 연구회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퓨처비 챌린지에 참여한다면 마이크로비트를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농촌 지역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를 경험시켜 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신청했고, 동학년 선생님들과 2월에 새학년 준비기를 가질 때 함께 교육 과정 재구성을 했습니다.
Q.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학생들에게서 새롭게 발견하신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맡은 주제는 불평등 해소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학생 한 명이 장애를 가지고 있었어요. 자폐와 지적장애의 복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든 싫다고 말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근데 학생들이 친구가 진짜로 싫어서 싫다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습관인지 그 속마음이 너무 궁금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의 표정을 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미지 AI 판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정말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을 나눴어요.
평상시 같으면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수업의 소재가 없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주변에서 문제를 찾아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특수 보조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이들이 그 친구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보였다는 이야기도 해주셨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좀 더 어울리게 됐고, 즐거워하면서 학교생활을 했어요.
또 학생 주도적으로 했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제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니까 장소, 시간 제한이 없었죠.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 아이들끼리 동기 유발 영상도 만들고 오후에 남아서 하기도 하고요. 학생 스스로 참여했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퓨처비 챌린지로 대회를 연다는 것
Q.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퓨처비 챌린지를 시도해 보고, 교안까지 개발해 보자는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하실 수 있었나요?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시도하려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기대 밖의 어려운 점도 있었나요?
대촌중앙초는 혁신 학교이자 자율학교이고, 새로운 시도에 관심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선생님 한 분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전에 천재 과학자나 기술자가 생길 것 같다며 기대하셨는데요. 살짝 기대에 못미쳐서 아쉬워하셨어요. 3월부터 시작해서 7월 1일에 공개 수업을 하기로 했는데, 2022년에 코로나도 있었고 6학년이다 보니 학교 대내외 행사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짧은 시간에 아이들의 코딩 역량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어요. 기대에 비해 준비 가능한 시간이 짧았던 거죠. 그런데 저는 마이크로비트 조금 만져봤다고 해서 바로 IT영재나 과학자가 되는게 아니라, 그쪽 진로에 관심 있는지 없는지만 알아보는 것도 큰 공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Q. 퓨처비 챌린지 프로젝트로 공개 수업을 하셨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반응은 어땠나요?
저희는 해커톤을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처럼 준비했어요. 광주 뿐 아니라 전국 단위에 홍보해서, 외부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시기도 했는데요. 마이크로비트를 이용해서 SDGs를 달성하기 위한 발걸음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보여드리면서 아이들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관심 있는 교원분들이 다 참여해서 보고, 다시 보기도 가능하도록 실시간 라이브 링크도 드리고요. 학생들끼리 서로 ‘네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면서 아낌없는 박수를 나눴어요. 캐서린 존슨 상, ESD 상, 유네스코상 이름도 직접 만들어서 시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BTS를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거든요. 근데 BTS가 UN에서 연설했을 때 SDGs 배지를 달고 있었어요. 그 배지를 사서 애들한테 다 하나씩 부착해 줬어요. 수업 나눔 동아리라는 걸 신청해서 돈을 지원받아 바나나부터 샌드위치, 음료수도 준비해 두고요. 아이들이 풍부하게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던 게 도움이 됐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중요한 게, 아이들 작품을 전교생이 지나가는 급식소 앞 길목에 전시했던 거예요. 작품을 노트북과 연결해서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해두고, 메모지를 비치해서 작품을 만든 학생에게 사전 질문을 남기게 했어요. 그래서 모든 아이가 ‘우리 형이 이걸 했다’, ‘옆집 누나가 이걸 했다’ 며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고, 교직원들도 참가한 친구들을 독려해 줬어요. 자주 만나는 급식소 선생님, 보건 선생님들도 6학년 친구들이 해내는 과정을 지켜보고 격려했습니다. 정보교육원이나 시교육청에서도 오셔서 상장을 주면서 ‘너희는 지구를 살려냈구나' 이렇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나중에 여러 뉴스에 나오고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친구들간의 인정을 받는 활동들이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 거 같아요.
저는 성취감도 아이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큰 요소라고 생각해요. 해커톤 리허설을 공개수업 일주일 전에 했었는데, 다른 친구 작품 및 발표를 보고 자극받아서 그사이에 더 발전시켜 온 친구들도 있었거든요. PPT를 못 하면 한글로 발표하고, 영상으로도 발표했었는데요. 아이들이 동영상 만드는 걸 그때 처음 해봤을 거예요. 어떤 친구는 가로등 불에 철새가 부딪혀서 죽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파서 가로등 센서를 개발했는데요. 고민을 너무 많이 해서 최종 산출물 만들 때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주변 친구들이 ‘그냥 대충 해~’ 할 정도로 자료를 찾아가며 열심히 했거든요.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던 친구라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는데 눈물을 많이 보이던 점도 프로젝트 덕분에 극복하게 됐어요.
Q. 공개수업이자 발표회 날에 피드백은 어떤 식으로 주셨나요?
아이들이 함께 주었습니다. 리허설할 때 질문 내용을 붙여놓고 그중에서 꼭 알려주고 싶은 부분을 설명하고. 수업 시간의 제한이 있어서 계속 피드백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친구의 질문에 대답해 보는 과정을 통해 상호 피드백을 주고 받게 하였습니다.
#학생들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다루기
Q. 프로젝트를 할 때, 초등학생들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제 상황이 어떻게 ‘나와 관련 있다'고 느끼게 도와주셨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학생 자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사 중 한 명이에요. 그래서 나의 소소한 발걸음이 어떻게 지구에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제안할 수 있게 했어요. 기후 위기라는 주제를 다룰 때, 환경부 장관의 역할을 맡은 친구는 지구의 날에 골든벨 퀴즈 대회를 열겠다고 하면서 문항도 만들고 미리 학생들에게 문제를 배포하더라고요. 6학년 사회 교과에 정치 단원이 나오는데, 20페이지 분량의 교과서가 경험으로 직접 와닿는 거죠.
△ 출처 : 윤미혜, SDGs, ⌜교실안에서 배우고 실천해요⌟, 2022.12.07, 이로운넷
Q.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교과와 연계해서 퓨처비 챌린지를 진행하신 것 같아요. 퓨처비 챌린지는 민주시민 교육, 계기 교육과도 연계할 수 있어요. 챌린지 주제이자 민주시민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장애인의 날이나 바다의 날 등을 계기 교육 시간을 통해 재구성하여 활용하기도 했어요.
Q. 선생님은 3월부터 7월까지 깊게 챌린지를 진행하셨는데요. 쉽게 5차시 정도의 수업으로 해보고 싶어 하시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선생님들께 드릴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중에, 아이들과 주제, 실천하기 위한 약속 등을 정하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비트를 하나의 도구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끔요. 국어, 실과, 과학, 창체 등 과목별로 연계시키면 충분히 5차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이마다 하고 싶어 하는 게 다를 거예요. 예를 들어 요즘 많이 하는 대지 미술 같은 것도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이니까. 공작으로 하고 싶다든지, 빛을 이용해서 하고 싶다든지 다양한 흥미가 있을 거거든요. 소소한 행동으로 지구가 변화하는 걸 체험하기만 해도 충분한 수업이 되지 않을까요?
Q. 챌린지 주제(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알아갈 때, 학생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입 활동을 진행하셨나요?
예를 들어 기후 위기 얘기를 한다면 ‘무조건 아끼고 재활용해야 해’가 아니라 왜 재활용이 의미가 있는지, 지구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는 거예요. 이를테면 내가 옷이 있는데도 새 옷을 많이 산다면 지구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활동을 진행해보았어요. 자기한테 필요 없는 걸 가져와서 바꾸는 ‘아나바다’ 캠페인을 해본다든지요. 그 주제에 대해 한 번쯤 스스로 생각을 정립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도덕이나 사회 수업과 연계해서 수업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은 제가 교사를 하면서 이 활동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되더라고요.
Q. 수업 과정 재구성, 교과 연계 수업을 시도해 볼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이 콘텐츠를 읽으실 것 같아요. 처음 이런 시도를 해보시려는 선생님들께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프로그램을 매번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한 학기나 1년에 하나의 주제로 진행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았어요. 이때 아이들의 삶과 연계되는 주제를 선정하는 걸 추천해 드려요. 저는 과학을 좋아하는 교사라서 과학을 중심으로 연계해 갔었는데, 혼자 하는 것보다 동료 교사와 같이 해봐도 좋아요. 처음에는 우수 교안을 보고 한번 연습해 보고, 다음에 선생님이 재구성해 보는 경험을 쌓으면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하면 좀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 같은 학교에서 동료를 찾으면 좋고, 어렵다면 다른 지역구나 사이트에서 협업하는 교사 모임을 찾아보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Q. 선생님께 퓨처비 챌린지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있어서 퓨처비 챌린지는 도전과 깨움과 비전을 가지는 ‘도깨비 수업’의 대표적인 형태였습니다. 제가 드라마 ‘도깨비’를 좋아해서, 도깨비 수업이라고 이름 붙였거든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학생 주도형 수업'을 지향하고 있는데, 퓨처비 챌린지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기 삶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해보고 그 속에서 사회에서 어떤 공헌을 했는지 알게 되는 교육이에요. 그런 면에서 챌린지에 도전해본 활동이 의미 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퓨처비 챌린지, 학교 구성원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어요
광주 대촌중앙초 송명희 선생님
퓨처비 챌린지는 어린이·청소년이 팅커링(Tinkering) 과정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탐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실현하여 공유하는 장입니다. 어린이·청소년과 함께하는 교육자 누구나 신청하실 수 있으며, 교육 현장의 맥락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여 챌린지를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시는 교육자분들께 다양한 형태의 챌린지 사례가 영감이 될 수 있도록 퓨처비 챌린지 수업 경험담을 나눕니다.
광주에 있는 대촌중앙초등학교 송명희 선생님은 동료 교사 2명과 함께 운영하며 교내 해커톤 대회를 개최하셨습니다. 광주UN에서 지정한 세 가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목표를 주제로 3월부터 7월까지 퓨처비 챌린지를 운영하셨다고 하는데요. 마이크로비트 글로벌 챌린지22 우수교안 공모전에서 SW창작 심화 부문을 수상하실 만큼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선생님이에요. 긴 호흡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해커톤 대회를 교내 축제처럼 기획해보고 싶은 분들이 참고하기 좋은 사례입니다.
#학생 주도형 수업 #삶과 연결되는 프로젝트 수업 #축제의 장 #해커톤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기 #피드백은 학생들끼리 #동학년 선생님과 함께 수업 계획하기 #교과연계 팁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 대촌중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재는 5, 6학년 영어교과전담수업을 하고 있는 송명희입니다. 교직 경력은 26년차예요. 반갑습니다.
△ 출처 : 윤미혜, SDGs, ⌜교실안에서 배우고 실천해요⌟, 2022.12.07, 이로운넷
#퓨처비 챌린지 진행 방식
Q. 선생님은 참여하셨던 챌린지를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기억하는 베스트3 안에 드는 수업 중 하나였어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수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동안은 학습 목표를 제가 정하고 수업했다면 챌린지 할 때는 삶의 문제와 연계된 것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찾게 했어요. 2022년 유네스코의 지정주제는 불평등 해소, 수생태, 육상 생태계 보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저희는 6학년 세 반이 합동 수업을 했었는데, 교사가 주제를 지정해 주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기간에는 각자 관심 있는 주제로 반을 선택했어요. 예를 들어 해양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든가. 주변의 장애인이나 외국인,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어떤 게 필요한지 찾는다든가. 텃밭작물을 재배하며 학교숲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어요. 그렇게 아이들이 자기 삶과 연계된 목표를 가지고 3월부터 7월까지 긴 프로젝트로 진행했어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친구랑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어서 의사소통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Q. 선생님께서는 챌린지를 어떻게 알게 되셨고, 참여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광주지속가능발전교육(ESD) 교사 연구회와 STEAM 교사 연구회라는 두 가지 교사 연구회를 병행해 왔는데요. 연구회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퓨처비 챌린지에 참여한다면 마이크로비트를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농촌 지역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를 경험시켜 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신청했고, 동학년 선생님들과 2월에 새학년 준비기를 가질 때 함께 교육 과정 재구성을 했습니다.
Q.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학생들에게서 새롭게 발견하신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맡은 주제는 불평등 해소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학생 한 명이 장애를 가지고 있었어요. 자폐와 지적장애의 복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든 싫다고 말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근데 학생들이 친구가 진짜로 싫어서 싫다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습관인지 그 속마음이 너무 궁금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의 표정을 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미지 AI 판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정말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을 나눴어요.
평상시 같으면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수업의 소재가 없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주변에서 문제를 찾아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특수 보조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이들이 그 친구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보였다는 이야기도 해주셨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좀 더 어울리게 됐고, 즐거워하면서 학교생활을 했어요.
또 학생 주도적으로 했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제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니까 장소, 시간 제한이 없었죠.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 아이들끼리 동기 유발 영상도 만들고 오후에 남아서 하기도 하고요. 학생 스스로 참여했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퓨처비 챌린지로 대회를 연다는 것
Q.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퓨처비 챌린지를 시도해 보고, 교안까지 개발해 보자는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하실 수 있었나요?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시도하려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기대 밖의 어려운 점도 있었나요?
대촌중앙초는 혁신 학교이자 자율학교이고, 새로운 시도에 관심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선생님 한 분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전에 천재 과학자나 기술자가 생길 것 같다며 기대하셨는데요. 살짝 기대에 못미쳐서 아쉬워하셨어요. 3월부터 시작해서 7월 1일에 공개 수업을 하기로 했는데, 2022년에 코로나도 있었고 6학년이다 보니 학교 대내외 행사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짧은 시간에 아이들의 코딩 역량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어요. 기대에 비해 준비 가능한 시간이 짧았던 거죠. 그런데 저는 마이크로비트 조금 만져봤다고 해서 바로 IT영재나 과학자가 되는게 아니라, 그쪽 진로에 관심 있는지 없는지만 알아보는 것도 큰 공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Q. 퓨처비 챌린지 프로젝트로 공개 수업을 하셨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반응은 어땠나요?
저희는 해커톤을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처럼 준비했어요. 광주 뿐 아니라 전국 단위에 홍보해서, 외부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시기도 했는데요. 마이크로비트를 이용해서 SDGs를 달성하기 위한 발걸음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보여드리면서 아이들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관심 있는 교원분들이 다 참여해서 보고, 다시 보기도 가능하도록 실시간 라이브 링크도 드리고요. 학생들끼리 서로 ‘네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면서 아낌없는 박수를 나눴어요. 캐서린 존슨 상, ESD 상, 유네스코상 이름도 직접 만들어서 시상하기도 했습니다.
△ 출처 : Youtube, 마음이 따뜻해지는 마이크로비트로 글로벌이슈해결사되기, 깨비쌤
Q. 학생들이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도해 보신 방법이 더 있으신가요?
당시에 BTS를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거든요. 근데 BTS가 UN에서 연설했을 때 SDGs 배지를 달고 있었어요. 그 배지를 사서 애들한테 다 하나씩 부착해 줬어요. 수업 나눔 동아리라는 걸 신청해서 돈을 지원받아 바나나부터 샌드위치, 음료수도 준비해 두고요. 아이들이 풍부하게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던 게 도움이 됐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중요한 게, 아이들 작품을 전교생이 지나가는 급식소 앞 길목에 전시했던 거예요. 작품을 노트북과 연결해서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해두고, 메모지를 비치해서 작품을 만든 학생에게 사전 질문을 남기게 했어요. 그래서 모든 아이가 ‘우리 형이 이걸 했다’, ‘옆집 누나가 이걸 했다’ 며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고, 교직원들도 참가한 친구들을 독려해 줬어요. 자주 만나는 급식소 선생님, 보건 선생님들도 6학년 친구들이 해내는 과정을 지켜보고 격려했습니다. 정보교육원이나 시교육청에서도 오셔서 상장을 주면서 ‘너희는 지구를 살려냈구나' 이렇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나중에 여러 뉴스에 나오고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친구들간의 인정을 받는 활동들이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 거 같아요.
저는 성취감도 아이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큰 요소라고 생각해요. 해커톤 리허설을 공개수업 일주일 전에 했었는데, 다른 친구 작품 및 발표를 보고 자극받아서 그사이에 더 발전시켜 온 친구들도 있었거든요. PPT를 못 하면 한글로 발표하고, 영상으로도 발표했었는데요. 아이들이 동영상 만드는 걸 그때 처음 해봤을 거예요. 어떤 친구는 가로등 불에 철새가 부딪혀서 죽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파서 가로등 센서를 개발했는데요. 고민을 너무 많이 해서 최종 산출물 만들 때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주변 친구들이 ‘그냥 대충 해~’ 할 정도로 자료를 찾아가며 열심히 했거든요.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던 친구라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는데 눈물을 많이 보이던 점도 프로젝트 덕분에 극복하게 됐어요.
Q. 공개수업이자 발표회 날에 피드백은 어떤 식으로 주셨나요?
아이들이 함께 주었습니다. 리허설할 때 질문 내용을 붙여놓고 그중에서 꼭 알려주고 싶은 부분을 설명하고. 수업 시간의 제한이 있어서 계속 피드백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친구의 질문에 대답해 보는 과정을 통해 상호 피드백을 주고 받게 하였습니다.
#학생들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다루기
Q. 프로젝트를 할 때, 초등학생들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제 상황이 어떻게 ‘나와 관련 있다'고 느끼게 도와주셨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학생 자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사 중 한 명이에요. 그래서 나의 소소한 발걸음이 어떻게 지구에 변화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제안할 수 있게 했어요. 기후 위기라는 주제를 다룰 때, 환경부 장관의 역할을 맡은 친구는 지구의 날에 골든벨 퀴즈 대회를 열겠다고 하면서 문항도 만들고 미리 학생들에게 문제를 배포하더라고요. 6학년 사회 교과에 정치 단원이 나오는데, 20페이지 분량의 교과서가 경험으로 직접 와닿는 거죠.
△ 출처 : 윤미혜, SDGs, ⌜교실안에서 배우고 실천해요⌟, 2022.12.07, 이로운넷
Q.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교과와 연계해서 퓨처비 챌린지를 진행하신 것 같아요.
퓨처비 챌린지는 민주시민 교육, 계기 교육과도 연계할 수 있어요. 챌린지 주제이자 민주시민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장애인의 날이나 바다의 날 등을 계기 교육 시간을 통해 재구성하여 활용하기도 했어요.
Q. 선생님은 3월부터 7월까지 깊게 챌린지를 진행하셨는데요. 쉽게 5차시 정도의 수업으로 해보고 싶어 하시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선생님들께 드릴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중에, 아이들과 주제, 실천하기 위한 약속 등을 정하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비트를 하나의 도구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끔요. 국어, 실과, 과학, 창체 등 과목별로 연계시키면 충분히 5차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이마다 하고 싶어 하는 게 다를 거예요. 예를 들어 요즘 많이 하는 대지 미술 같은 것도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이니까. 공작으로 하고 싶다든지, 빛을 이용해서 하고 싶다든지 다양한 흥미가 있을 거거든요. 소소한 행동으로 지구가 변화하는 걸 체험하기만 해도 충분한 수업이 되지 않을까요?
Q. 챌린지 주제(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알아갈 때, 학생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입 활동을 진행하셨나요?
예를 들어 기후 위기 얘기를 한다면 ‘무조건 아끼고 재활용해야 해’가 아니라 왜 재활용이 의미가 있는지, 지구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는 거예요. 이를테면 내가 옷이 있는데도 새 옷을 많이 산다면 지구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활동을 진행해보았어요. 자기한테 필요 없는 걸 가져와서 바꾸는 ‘아나바다’ 캠페인을 해본다든지요. 그 주제에 대해 한 번쯤 스스로 생각을 정립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도덕이나 사회 수업과 연계해서 수업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은 제가 교사를 하면서 이 활동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되더라고요.
Q. 수업 과정 재구성, 교과 연계 수업을 시도해 볼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이 콘텐츠를 읽으실 것 같아요. 처음 이런 시도를 해보시려는 선생님들께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프로그램을 매번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한 학기나 1년에 하나의 주제로 진행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았어요. 이때 아이들의 삶과 연계되는 주제를 선정하는 걸 추천해 드려요. 저는 과학을 좋아하는 교사라서 과학을 중심으로 연계해 갔었는데, 혼자 하는 것보다 동료 교사와 같이 해봐도 좋아요. 처음에는 우수 교안을 보고 한번 연습해 보고, 다음에 선생님이 재구성해 보는 경험을 쌓으면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하면 좀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 같은 학교에서 동료를 찾으면 좋고, 어렵다면 다른 지역구나 사이트에서 협업하는 교사 모임을 찾아보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Q. 선생님께 퓨처비 챌린지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있어서 퓨처비 챌린지는 도전과 깨움과 비전을 가지는 ‘도깨비 수업’의 대표적인 형태였습니다. 제가 드라마 ‘도깨비’를 좋아해서, 도깨비 수업이라고 이름 붙였거든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학생 주도형 수업'을 지향하고 있는데, 퓨처비 챌린지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기 삶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해보고 그 속에서 사회에서 어떤 공헌을 했는지 알게 되는 교육이에요. 그런 면에서 챌린지에 도전해본 활동이 의미 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